혹시 이정필 목사의 부재에 대해 마음이 어려우신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립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일 년에 몇 차례씩 자리를 비우고 있습니다. 이번 해만 하더라도 태국단기선교로, 미국 가정교회 컨퍼런스로 자리를 비웠습니다. 또 지난 한 주간 울산 다운공동체 교회 탐방이라는 이유로 또 한 주간 자리를 비웠습니다.
현재 저의 사역은 오로지 목회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교회 밖의 모임은 가정교회 외에는 일체 가지 않습니다. 그동안은 초등학교 교사신우회 성경공부 인도, 노회 목회자 모임, ‘S-Worship’라는 찬양예배모임과 예배인도, 심지어는 목회자 연장교육인 계절학기(일년 2차례 2주간씩 집중 성경연구) 역시 교회 사역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판단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을 뒤돌아볼 여유가 없고, 때로는 우물 안에 같힌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가끔은 다른 목회자들은 어찌 목회를 하는지 교회 상황들을 보면서 우리 공동체와 자신을 점검하기도 하고 조언도 들어야 하는데 그럴 기회를 스스로 접은 것입니다.
더군다나 저의 공식적인 휴일은 목요일이지만, 최근 수년간 목요일에 쉬어본적이 없습니다. 쉬는 날 없이 일하시는 우리 성도님들을 생각하면 목사가 쉬는 것이 여간 불편하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끔 자리를 배울 때는 밀린 휴가를 주신다 생각해주십시오. 목회 현장을 떠나 있는 것만으로 재충전이 되기도 하고, 가장 큰 유익은 우리 공동체를 객관적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니까요.
주중에 자리를 비우는 것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주일에 자리를 비울 때는 저를 파송한다 생각하십시오. 타 교회에 가정교회를 전파하기 위해 설교를 하거나 목자 목녀 교육 등으로 부득불 주일예배를 다른 분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좋은 것은 나눠야 하는데 가정교회가 현재 한국교회의 대안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성도님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교회 공동체가 바로 성경적인 교회의 모습이니, 우리교회가 바르게 잘 세워가고 있는지 목사가 없을 때 교회의 건강도가 점검되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싶네요. 여러분들의 배려에 항상 감사합니다.
2015년 12월 21일
이정필 목사(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