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보셨나요? 저는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동네의 어떤 형이, 어른들이 타고 다니는 커다란 자전거를 타고 다닌 것이 신기해 나도 한번 도전을 해본 기억이 납니다. 다리가 짧으니 안장에는 앉지도 못하고 약간 비스듬하게 눏혀 다리를 안장 앞 지지대 밑으로 넣어서 참으로 희한스럽게 배웠습니다. 다리가 길고 짧은 것과는 상관없이 자전거를 배우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바로 앞으로 전진하는 것입니다. 아주 지극히 당연한데 이게 무슨 말인가하면, 중심으로 먼저 잡으려고만 하면 절대 자전거를 배울 수 없다는 말입니다. 넘어질 것을 각오하고 누군가 뒤에서 세차게 밀어버리면 잠깐이나마 넘어지지 않고 가속도에 의해 저절로 앞으로 가게 되는데, 이 가속도에 페달만 살짝 굴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배워집니다. 참 쉽죠잉?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만히 있어서는 성장이 되지 않습니다. 발전이 없다는 말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질 때 앞으로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지금은 멈춰서있겠다 생각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자전거가 가만히 서있지 않는 것처럼 신앙도 가만히 그 자리에 나를 조용히 지켜봐주지 않습니다. 이내 곧 넘어지고 맙니다. 후퇴해버리는 것입니다.
중심을 먼저 잡고 앞으로 가겠다고 하면 자전거를 전혀 배울 수 없습니다. 넘어질 각오를 하고 용기를 내서 앞으로 달려가야 몸이 스스로 반응하는 배움처럼 신앙도 지금 중심을 잡고 나중에 앞으로 가겠다고 하면 거의 성장이 없습니다.
그것은 인간 본성과 깊숙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옛사람이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어떤 이에게는 강력하게 옛사람의 본성이 새사람의 습성을 지배해버립니다. 페달을 굴러야 합니다. 움직여야 넘어지지 않는 법입니다. 그래야 성장합니다. 바꿔 말하면 어제와 오늘이 똑같으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비록 눈에 확 보이지 않더라도 어제와는 다른 영적센티미터(cm)를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옮겨야 합니다.
과거와 지금이 똑같으면 편하기는 합니다. 그게 우리의 본성이니까요. 익숙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성장이 그대로 멈춰서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곧 어둠의세력의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넘어지고 후퇴하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정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