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호칭에 대해 벌써 정리를 했어야 했는데 기회를 보다 이제야 말씀을 드립니다. 몇 가지 원칙을 정합니다.

성경에 없는 직분 중에 하나가 ‘서리집사’와 ‘권사’입니다. 한국교회가 성장하면서 교회 조직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직분입니다. 성경은 서리집사가 아닌 집사 직분이 있었고 이는 현재 교회에서 ‘안수집사’로 불리는 직임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서부터 서리집사 직분이 교회 등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어지는 계급장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대개는 한번 집사는 영원한 집사입니다. 심지어 교회를 떠났는데도 집사라고 부릅니다.  

성도님이라도 부르는 것을 불편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호칭입니다. 성도(聖徒)는 복수형인데, 한 분을 별도로 부를 때는 성자(聖者)입니다. 천주에서는 성자의 칭호를 받으려면 복잡한 심사과정을 거칠 뿐만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대부분이 사후에 호칭이 붙여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성도님이라 불리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는 것을 봅니다. 

우리 교회가 서로 서로에게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이유는 가족임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교회는 한 분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있는 가족 공동체입니다. 육신의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피로 엮어진  영적 가족이기에 형제와 자매라고 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궁극적으로 우리를 가족으로 불러주셨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호칭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세대사역부나 예배사역부장에게 따로 부장님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입니다.

다만 어른신들을 형제 자매로 부르기엔 조금 건방져 보이기 때문에 여자 어르신께는 ‘모매님’ 남자 어르신들께는 ‘부형님’으로 부르겠습니다. 그러나 모매님 부형님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젊으신 분들은 그냥 편의상 ‘집사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면 연초에 서리 집사를 신청하시고 그 직임을 수행하시는 분들에게 해당됩니다. 그리고 나이드신 분들께는 권사로 세워드려서 기도하는 어머니라는 이미지를 정착시킬까 합니다. 

사역과 관련하여서 목자, 목녀 외에는 형제와 자매, 부형과 모매님, 그리고 애매한 분들께는 그냥 기존처럼 집사님(성도님이라고 불러서 시험에 들 분들)이라고 부르겠습니다.

2016년 1월 10일, 이정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