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국제가사원장이신 이수관목사님이 원장코너에 쓰신 칼럼입니다-
국제 가사원장이 되고 난 후 유심히 여러 교회들의 모습을 보면
어떤 분야에서는 우리 교회보다 훨씬 잘 하는 교회들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 원조인데 우리가 어딜 가서 배워?’ 하는 생각을 혹시라도 한다면 그것은 교만이고, 위험한 신호일 것입니다.
그런 현상은 우리 교회뿐 아니라 개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교회 목자들 가운데는 목자를 20년 이상을 하신 분들이 많고, 전체 목자들의 50%는 목자 사역을 15년 가까이 하셨습니다.
만약 신앙의 연수도 목자의 경력도 오래되어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교만이고 위험한 신호이겠지요.
이렇게 뭔가에 관록이 붙고 자신이 있을 때,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 내가 다시 시작해야 할 사람인지 어떻게 아는가? 다음의 것들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째는, 만약 내가 어떤 것에 대해서 습관이 생기고 그 습관에 따라 하는 것이 익숙해졌다면 어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좋은 습관도 오래되면 그것이 주는 장점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감동도 사라지고, 늘 하던 그대로가 되어 버리지요.
두 번째는, 만약 내가 어떤 것에 대해서 뚜렷한 내 주관과 방식이 생겼다면, 어쩌면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오늘 내가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을 막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올 한해 이렇게 해 보려고 합니다. 일단 주님 앞에 나올 때 처음의 마음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기도도 늘 하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눈을 감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던 그 모습으로요, 예배에 은혜를 받던 시절 주일에 교회에 오면서 멀리 예배당 문만 보이면
가슴이 뛰던 그 때를 기억하면서 그 모습으로요. 찬양을 부를 때 처음 불러보는 찬양의 가사 하나하나가 감동스러워서
의미를 되새기며 따라 불렀던 그 때를 기억하면서 그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 때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처음 하듯이 해 보려고 합니다.
내 습관과, 내 주관과 내 방식을 내려놓고, 그래서 설교준비도 처음에 할 때의 마음으로,
담임목사도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또 성도님들과의 만남, 교회 사역자들과의 만남에서도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쌓여왔던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마음을 주셨을 때 같이 주신 성경구절은
요한계시록 2:2-5절의 에베소 교회에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나는 네가 한 일과 네 수고와 인내를 알고 있다…
너는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고난을 견디어 냈으며, 낙심한 적이 없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그것은 네가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해 내서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을 하여라.”
이 말씀이 우리교회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신 말씀으로 알고
각자의 자리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