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명절을 지내며 크리스찬으로서 해야 할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특강 형식으로 나눈 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도록 다시한번 정리해서 말씀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는 제사를 하느냐 마느냐입니다. 답은 안됩니다. 한국에서의 제사는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것입니다만, 조상신(祖上神)을 숭배하는 요소가 훨씬 강합니다. 조상님께 잘 보이기 위한 제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엄연한 우상숭배입니다. 따라서 절하지 않습니다. 가족 제사에 동참은 하되 술을 올리거나 절하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오히려 가정예배를 하시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해내고 그분들의 삶을 되새기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경우, 제사음식 준비를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많으실 것입니다. 음식은 죽은 조상이 먹지 않습니다. 과거에 먹거리가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제사가 집안의 가장 큰 행사였고 말 그대로 잔치였습니다. 넉넉하게 음식을 준비하여 이웃과 나누었습니다. 그런 의미를 충분히 살려서, 조상을 위해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모처럼 모이게 될 가족을 위해서 준비하신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사 음식을 드시는 것에는 거리낌을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음식을 음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만, 가족 중에 연약한 사람이 있어서, 크리스찬이 제사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분명한 이해 없이 오해하고 시험에 든다면 사도 바울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먹지 않는 것이 덕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것은 평소에 하는 술 담배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명절은 모두에게 즐거움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을 봅니다. 크리스찬으로서 행동거지에 대한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족들의 덕을 세우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서 부모님과 형제들을 챙기셨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다른 형제들보다 일찍 가시고 집안일은 여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부모님들의 용돈도 넉넉히 드리십시오. 만약 믿지 않는 부모님이라면 더욱 그리 하십시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형제들과 조카들이 있다면 마음을 다해서 잘 챙기시고 더 따뜻하게 대하십시오.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명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정필 목사